할렐루야교회 상담센터

우리는 얼마나 감정을 잘 다스리고 절제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이 성숙한지 아닌지를 평가하는 문화 속에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표현하기보다는 참고 억누르는 것에 익숙합니다. 감수성이 예민했던 저는  어린 시절에 왜 하나님은 인간에게 감정이라는 것을 주셨는지 고민했던 적이 있습니다. 마치 쓴 약을 삼키듯 무조건 참아 넘겨야 하는 감정이 참 쓸모없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면 느낀 것을 숨기려는 노력을 할 필요도 없었을텐데 하나님은 왜 굳이 우리에게 감정을 주셨을까?’ 

감정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인간의 감정은 ‘자극에 대한 생리적 반응’으로 모든 감정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그 예로 ‘분노(Anger)’란 자신의 기대가 어긋나거나 다른 사람으로 인해 불이익을 당한 경우에 반사적(reactive)으로 느껴지는 감정입니다. 다시말해 분노라는 감정은 외부적 자극으로 인해 신체나 감정상에 일어난 변화를 감지하고, 통보해 주어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잠재적 위기를 미리 예방할 수 있도록 합니다. 간혹 사람들은 분노 자체를 부정적인 감정이라 여기고 무조건 억압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분노 역시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이기 때문에 무조건 억제하고 조절하려고 하기보다는 적절하게 느끼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감정을 깨닫는 것과 표현하는 것의 정도는 개인의 성향 및 성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여자는 자신의 감정을 민감하게 느끼고 표현하는 반면, 남자는 감정 자체를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성별의 차이 때문에 많은 부부들이 의사소통의 문제를 호소합니다. 그러나, 감정이란건 사용하면 할 수록 발달하므로 감정을 깨닫고 표현하는 것 역시 계속적인 관찰과 노력을 통해 발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감정을 계속 억누르고 방치할 경우에는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상태나 마음을 느끼는 것이 어려운 정서적 무감각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성경에서는 이 시대의 사람을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아니하고 곡하여도 울지 않는 무정한 모습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디모데후서 3:1-5은 이러한 인간의 무정함이 말세에 고통하는 때의 모습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한국에서 선임들의 계속적인 구타와 폭행으로 한 일병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한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고 죽음에 이르도록 가혹하게 대했던 선임들의 모습 속에서 억눌린 분노의 파괴적인 면과 인간의 무정함, 그리고 그 정서적 무감각 상태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볼 수 있습니다.

당신은 어떠십니까? 다양한 일들과 사람들 속에 당신은 무엇을 느끼셨습니까? 만일 아무런 생각없이 오늘을 지나쳤다면 자신의 감정을 느끼기 위해 이렇게 해 보십시오. 먼저, 자신의 마음이 어떤지 물어보세요. “How are you? 너 괜찮니?”이때 한번에 빨리 대답하려고 하지 말고, 천천히 여러 번 물어보면서 마음의 소리를 기다려 보세요. 그리고 느껴지는 자신의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세요. “나는 지금 기분이 좋아(Glad), 나빠(Bad), 슬퍼(Sad), 무서워(Afraid), 화가나(Mad).” 마지막으로 편안한 대상을 찾아 그 감정을 표현해 보세요. “나는 지금 OO때문에 화가 나.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중요한건 지금 내 마음이 분노로 가득 차 있다는 거야.” 간단하지만 이 방법은 자신의 감정을 깨닫고, 그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게 할 것 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대화의 통로를 여는데도 도움을 줄 것입니다. 

감정의 절제를 미덕으로 여긴 문화 속에 자란 우리들이 그것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이 처음에는 다소 불편하고 어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훈련을 통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소중한 관계를 잘 유지 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을 상처주거나 아프게 하지 않을 수 있다면 우리에겐 그 훈련을 시작할 충분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